목회서신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연의 섭리는 어김없이 가을을 붉게 물들이고, 꽃이 맺혔던 자리마다 생명을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각자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실 한빛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풍성하고 넉넉한 사랑과 평화가 넘치시기를 소망합니다.
며칠 전, 김현승 시인의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마지막 연이 감동적이어서 함께 나누어봅니다.
감사하는 마음, 그것은 곧 아는 마음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그리고
主人이 누구인지를 아는 마음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야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이 하나님의 마음에 잇대어 있기에 감사하는 것이겠죠. 올해 가을은 잃어버렸던 감사의 마음을 되찾고 행복을 맛보는 시간이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주 10월 18일은 한빛추수감사주일입니다.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선물과 주위의 손길들을 돌아보며 감사하는 자리를 ‘대면 모임 예배’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방역지침을 따라 교회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점검하고, 소독도 철저하게 실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부방침대로 방문자 기록도 꼼꼼하게 하겠습니다. 예배참석자 간 거리도 1m를 유지하고, 악수와 같은 행위는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격리와 긴장으로 다들 지쳐있는 이 때, 모처럼 보고 싶었던 얼굴들을 직접 대하면서 소박한 기쁨을 함께 나누는 예배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예배 중에는 추수감사절헌금이 있습니다. 올해 예산은 850만원입니다. 이중에 20%는 생명살림부서 활동예산으로 사용됩니다. 감사절헌금도 정성껏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한빛가족들에게 아름다운 가을날이 주는 선물을 추천해봅니다. 분주한 일상 가운데서도 더러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며 공원산책이라도 하십시오. 텔레비전만 보지 말고 창문을 열어 밤하늘도 바라보십시오. 도시의 불빛 때문에 별이 많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별 하나하나를 헤아리며 그리운 이름들을 떠올렸던 윤동주의 마음도 한번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빛가족들의 얼굴을 마음에 그려보십시오. 말투, 표정, 웃음소리, 기쁨의 순간들, 슬픔의 순간들... 함께 걸어온 시간이 아득한 그리움이 되어 밀려올 것입니다. 켜켜이 쌓인 기억의 갈피마다 기가 막힌 세월을 함께 했다는 고마운 마음이 배어 있을 것입니다. 하늘 숨 들이마시며 일상을 성스럽게 살아갑시다.
10월 18일 주일을 기대하며, 한빛가족 모두를 주님의 은혜 안에 맡깁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만남 가운데 머무르길 기원합니다.
2020년 10월 14일
한빛교회 담임목사 홍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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