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한빛가족 여러분, 한 주간 동안 평안하셨는지요?
‘평안하셨냐’고 묻는 것이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그립다’는 말을 삼키며 지난 3개월 동안이나 교회에서 모이지 못하고 지냈는데, 어찌 평안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영양가 높은 반찬이 ‘얼굴반찬’이라고 하는데, 매주 반갑게 만나던 그 얼굴들을 보지 못하니 기운이 떨어지고 마음이 헛헛한 건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평안의 인사를 나누는 것은 자칫 삶의 어둠 속에 매몰되지 않기를 바라는 목회자의 마음입니다. 그 옛날, 사도 바울이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첫 부분으로 여러분께 평화의 인사를 보냅니다.
나는 로마에 있는 모든 신도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셔서, 그의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로마서1:7)
이렇게 편지를 시작한 사도 바울은 편지 마지막 부분(로마서 16장)에서 수십 명의 이름을 열거하며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얼굴 하나하나를 고마움과 그리움으로 떠올리며,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적어간 편지. 우리는 그 명단마저 성경(聖經)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은 ‘거룩함’과 잇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곧’ 다시 만나서, 맛난 ‘얼굴반찬’을 먹을 수 있길 고대해 봅니다.
이제 ‘모이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배 참석자들의 개별방역지침 안내와 교회시설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온라인 예배와 모이는 예배를 점진적으로 어떻게 병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회의 많은 부분들이 변하겠지만, 오래된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작고 여린 것들을 보듬고, 화단곳곳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풀과 꽃처럼 언제나 정겹고 따뜻한 한빛가족들의 웃음소리는 변치 않기를 소망합니다.
참, 이번 5월 10일 어버이주일 예배도 오전11시에 ‘전체교인 카톡방’을 통해서 진행됩니다. 주님의 숨결이 한빛가족 모두의 가슴에 가득 채워지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5월 7일
한빛교회 담임목사 홍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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