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그리운 한빛가족들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총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겨울잠 자던 벌레와 동물들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경칩(驚蟄)입니다. 겨우내 죽은 듯 삭막하게 변했던 교회 마당 화단에서도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새싹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일상이지만, 힘겨운 시절을 잘 이겨내고, 봄꽃 만발한 교회 마당에서 서로 인사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앞당겨지길 소망합니다.
한빛교회는 지난 2월 23일과 3월 1일 주일예배를 온라인 가정예배로 드렸습니다. 이제껏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많이 어색하고 당황하셨을 텐데, ‘온라인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교회’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이전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서로 돌보고, 보듬어 안고, 응원할 수 있는 일들을 함께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실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별히, 대구/경북 지역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미자립 교회들을 위해 지원금을 보내고, 사각지대에 있는 대구 지역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건내며, 정부지원이 없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긴급하게 지원해 준 모든 한빛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옥 같은 ‘코로나19’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고통당한 사람들과 함께 슬퍼하고, 소외당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대변해야 하는 곳이 바로 한빛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이며, 한빛교회가 존재해야하는 이유임을, 보다 더 분명하게 되새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빛교회 당회는 이번 3월 8일 주일예배도 오전 11시에 ‘전체교인 카톡방’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각자 있는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나누면서, 지옥 속에서도 천국을 세워가는 한빛가족들이 됩시다.
부디 하나님의 은총으로 일상의 모든 순간이 건강하길 바랍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누가복음17:21)
2020년 3월 5일
한빛교회 담임목사 홍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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