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한빛교회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결정을 하며
십자가 고난의 길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순례하는 이 거룩한 사순절에 한빛가족들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총이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한국사회의 안전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습니다. 또한 신천지가 ‘코로나19’의 슈퍼전파자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 수많은 시민들은 유사한 집회형태를 가진 한국교회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빛교회 당회는 지난주에 이어 3월 1일 주일예배도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월 23일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드리자는 결정을 한 후, 사실 담임목사로서 큰 죄를 지은 듯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함께 모여 공동으로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외부의 박해와 압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사회 공공의 유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인지 구분하여 생각해보니, 답은 명료했습니다. 만약 주일예배를 함께 모여 드리지 못하는 이유가 외부의 핍박 때문이라면, 그건 당연히 그리스도인으로서 목숨을 걸고 예배를 지켜내는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코로나19’사태처럼 사회 전체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교회가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것은 결코 신앙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교회는 ‘바다 위의 섬’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모든 생명을 섬기도록 세상 속으로 파송한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즉 교회란 사회 전체의 진보와 행복과 안전에 기여하는 곳입니다. 반면, 교회가 세상의 애물단지 혹은 반사회적 집단으로 인식되면, 교회는 그 자체로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분명 주일예배를 함께 모여 드리지 못해 한빛가족들의 마음이 공허하고, 불편하고, 어색하고,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을 ‘교회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의 표현으로 잘 갈무리합시다.
3월 1일 한빛교회 주일예배는 오전 11시에 ‘전체교인 카톡방’을 통해서 진행하겠습니다. 한 장소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 있는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나누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반가운 얼굴로 서로 만날 수 있는 그 기쁨의 날이 속히 앞당겨지기를 바랍니다.
혐오와 배척의 눈이 아닌, 상호돌봄의 손길을 통해 이 재난을 반드시 극복합시다. 고통의 밤과 같은 시간에도 회복의 아침을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2020년 2월 27일
한빛교회 담임목사 홍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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